회고 및 반성문
회고 및 반성문
오늘은 2020년 03월 03일.
대표님 밑에서 업무를 시작한 게 2018년 10월 18일이니 약 1년 반 쯤 된 듯 합니다.
해양 SM으로 시작한 내 커리어는 잇슬림 SM, 농식품 진흥원 SM를 이어
정보원 SI, 그 이후 농정원 SI 서포팅...... 지금은 포스코ICT에서 외주직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상경하여 짧은 시간에 여기저기 일을 해보고 소스도 보고, 서울살이에도 조금 익숙해지고ㅎㅎ..
대표님이 저를 불러주시기 전, 저는 부산에 살았지요.
전공이 영어였던 저는 전 회사에서 해외영업/국내영업 업무를 맡으며 하루하루 매출과 다투었습니다.
매출을 위해서 억지로 고객과 소통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다 일이 익숙해져 갈 때 즈음, 흥미를 아예 잃었습니다.
물론 재미있었지만, 보람 찰 일이 적었던 시기었던 것 같습니다.
그 시기의 어느 날, 느닷없이 저는 뒤를 돌아봅니다.
힘들게 한 취업도, 사무실에 멍하게 앉아서 기계처럼 치던 타자, 서류 작업들, 잘 맞지도 않는 전공을 붙잡고 있던 제 모습을 봅니다. 날씨 모양으로 표현한다면 구름 5개가 그려져있는 느낌이랄까?
지금 이 일을 계속 한다면 정말로 영원히 계속 하게 될 거라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그제서야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난 충분히 즐기고 있는가? 재미있는가? 그래서 행복한가?
당연히 대답은 엑스(X)였으니, 퇴사 준비를 합니다.
퇴사를 나면 당장에 아무 할 일이 없으니, 친구 홍이에게 들었던 국비지원 학원이라도 다녀보려고 이리저리 찾아봤습니다.
(이 때에는 JAVA학원을 찾은 것이 아니라 그냥 정말 '아무거나' 찾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보게 된 JAVA라는 존재.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와 꽤 가깝게 지냈습니다.
어쩌다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때에는 ITQ 자격증 따위들을 따기도 했고,
더 전에는 586컴퓨터로 맨날 친오빠와 게임을 하고,
더 후에는 실업계 정보처리과를 나온 터라 오래 전에 Visual Basic으로 매우 간단한 프로그램도 만들어 본 적이 있어요.
기억은 안나지만.. 대학교 1학년때에는 갑자기 C언어를 배울 거라고 책도 들고 다닌 적이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듣게된 잃어버렸던 기억..)
처음엔 호기심이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친구 홍이는 컴공과 출신으로 이미 필드에 나가있던 개발자였는데, JAVA가 주 언어였어요. 저한테 개발에 관련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곤 했는데, 몇 번 들어서 익숙해서 그런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JAVA를 인터넷에 쳐본 것 같습니다.
어찌저찌 자바를 설치하고 이클립스 셋팅을 마치고 'Hello World!' 를 콘솔에 띄웠을 때의 그 성취감이란.... 지금도 생각하면 심장이 떨립니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닌 'Hello World!' 인데, 그 이후로 저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JAVA에 관해서 찾아보고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이것이 자바다' 라는 책은 정말 1도 모르는 저가 보기에 너무나도 좋은 책이었어요.
국비지원 학원들을 찾아보던 중, 동의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퇴사를 서두릅니다. 접수 기간이 얼마 안남았었거든요.
급하게 퇴사를 하고는 정상적으로 접수를 하고나니 약 3주의 기간이 남았더라구요. 그래서 간간히 가서 인수인계를 더 해주고 JAVA 공부도 틈틈히 계속 했습니다. 혼자 하는데도 얼마나 재미있던지...
그 페이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계속 읽고 또 해보고.. (사실은 지금 생각하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훈련(교육)이 시작되어 본격적인 공부에 들어갑니다. 훈련명은 '자바모바일웹하이브리드' 였습니다.
주로 JAVA, Jsp, Javascript, JQuery, html5, css3, Android, Oracle를 배운 것 같습니다.
사실 훈련 기간동안 공부만큼 술을 많이 마셨어요. 훈련생 중 제 또래가 많았거든요 ㅎㅎㅎ...
그래도 프로젝트 하는 동안은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밤새하기도 하고 주말에 나와서도 하고.. 하지만 열심히 한다고 항상 결과가 좋은 건 아니죠. 하나의 컴파일 = 하나의 오류가 계속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프로젝트는 결국 완성 하지 못한 채 교육이 끝났습니다. 이 때 완성도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었죠...
교육이 끝나긴 했는데... 곧장 취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못다한 프로젝트를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거기다 저를 받아줄 회사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못다한 프로젝트를 하나 둘 고치면서 Spring에 대해 알게 되고, Spring 독학 공부를 시작합니다. 또한 친구 홍이의 충고로 '정보처리기사'를 함께 준비합니다. 음, 5전2승으로 자격증도 결국 취득했습니다.
그러고 또 뒤를 돌아보니, 이미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있었습니다.
2017년 8월 말에 교육이 끝나고 2018년 8월에 자격증을 땄어요. 그 사이에 Spring 공부도 하고 이력서도 이리저리내보고 프로젝트도 고쳤지만 쉬는 기간이 길어지니 스스로 나태해졌습니다. 이렇게 아르바이트 하면서 마냥 놀아도 될 것 같은 기분과 본가에 살았기에 자꾸 먹게 되는 눈치밥 사이의 자책감....
사실 경남에서 취업을 하려고 했지요. 한참 면접을 보러다니다가 창원의 어느 한 회사에 최종 합격을 받은 날, 저녁에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지금 저희 대표님이셨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면접은 아니고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대표님에게서 장문의 문자가 왔습니다. '막상 서울 올라와서 일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중략) .. 길게 보고 생각 하시면 서울 오셔서 일을 시작하시는 게 정답이라고 봅니다^^' 등등 구구절절한 이야기였는데, 이상하게 뭔가 크게 마음이 동요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서울에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사실 짧은 전화 한 통과 메일, 문자 한 통이였지만, 저는 왠지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 이 분이라면 뭔가 믿고 내 미래를 걸어봐도 될 사람인 것 같다!'. (제 미래를 건다는 말이 좀 이상하지만, 무튼 그랬습니다.)
그렇게 저는 지금 대표님 밑에서 일하며 서울에 거주 중입니다. 회사 사정이 힘들어져도, 제가 대표님을 믿는 것 만큼 대표님도 저를 믿어주고 계신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마음 놓고 코딩도 하고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제가 상경 전 부터 아련하게 꿈꿨던 제 미래의 그림이 있다면, 아마 지금과 비슷할 것 입니다. 하하
저의 개발에 있어서의 첫 마음 가짐이 '여러 언어를 열심히 해서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자.' 였다면, 그 사이에 다시 다짐이 바뀌어 '한 가지 언어라도 똑바로 하자.'가 되었어요. SI를 진행하면서 며칠을 붙잡고 고민하고 소스를 짜도 풀리지 않는 부분도 경험해보고, 본인이 만든 소스에 대해 책임감도 가져보고, 주말 출근에 야근에 ..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프로젝트 기간도 잘 끝내보고.. 정말 힘들고 고되었지만 정말 보람차고 재미있는 나날들 입니다.
지금은 당장에 처리할 일도 없을 정도로 한가하고 러프한 유지보수를 하고 있습니다. 맨날 하루하루가 바쁘고, 퇴근하고 집에 가면 편하게 옷을 갈아입은 뒤 또 소스보고 일을 해야하는 날들이 지나고 갑자기 한가해지니 기분이 정말 이상합니다. 이렇게 앉아있으니 멍해지고,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고 도태되어가는 기분이 들고... 한 달이 겨우 지났는데도 많은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그래서 공부를 조금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전공이 아니어 약한 기초 공부들부터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할 것 같고, 자꾸 손을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기초 소스라도 혼자 만들어보는 습관을 더욱 길러야겠습니다. 귀찮아서 미뤄두고 있던 소스 정리들도 찬찬히 해야겠지요.
누구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고자하는 욕심은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떨어지는 사람이 되기 싫은 욕심은 있으니까요.
스터디라도 해야 하나 싶지만, 아직은 혼자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사실 전 이해력이 그렇게 뛰어난 사람이 아니어서, 하나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홍이는 그런 유지보수 기간이 쉬어가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어떻게 말하면 '꿀'같은 기간이라고 합니다. 최대한 잘 활용 해야겠지요.
누가 읽겠냐만은 (저 혼자 맨날 읽겠죠.) 잘 해보려고 이런 것도 적어봅니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구요.
코로나 때문에 세상이 어지럽고, 맨날 마스크 끼고 다니느라 호흡이 딸려서 제 머리도 어지럽지만 다들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미나 화이팅!
from http://chemeez.tistory.com/71 by ccl(A) rewrite - 2020-03-16 16: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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